- 돈 담긴 가방 두 차례 걸쳐 수수

부산 중견 건설사 일동 오너가의 비자금 조성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수천 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된 부산지검 출신의 창원지검 산하 모 지청 간부급 수사관이 현금 2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두 차례에 걸쳐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6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이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검찰 수사관 A 씨의 첫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소사실을 언급했다. A 씨에게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일동 오너가 차남 김모 이사와 브로커 B 씨, 건설사 직원 C 씨도 함께 기소돼 법정에 출석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부산지검에 근무할 당시인 지난해 6월 B 씨를 만나 식사와 술을 접대 받으며 김 이사와 관련한 사건 경과를 파악해주고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건설사 직원이 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사실, 검사가 사주 일가 창업주 김모 회장을 직접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 장남 김모 대표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사실 등 일동 오너가 비자금 조성 사건 수사 정보를 B 씨에 전달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A 씨가 정보 전달 대가로 지난 1월과 3월 B 씨의 차 안에서 현금 2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두 차례 받아 모두 4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본다. A 씨는 부산지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수사관으로, 창원지검 산하 지청의 과장급으로 근무하던 중 이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구속됐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4000만 원 수수 혐의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뇌물죄를 적용한 공소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향후 재판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