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경남지역에 200년 빈도의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21일 오전 8시49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증산리 한 도로에서 소방 당국이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2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21일 경남 누적 강수량은 창원이 52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해 431.1㎜, 고성 417㎜, 사천 407㎜, 양산 382.6㎜, 거제 381.2㎜ 등 경남 전역이 100~400㎜ 내외를 기록했다.

이 중 호우가 집중된 지난 21일 하루 강수량은 창원 397.7㎜, 김해시 368.7㎜, 거제 348.2㎜, 양산시 336.0㎜, 의령군 172.5㎜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창원은 2009년 7월 7일(268㎜) 이후, 김해는 2009년 7월 16일(222㎜) 이후, 양산은 2016년 10월 5일(277.5㎜)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 강수량 최대치를 경신했다.

역대 9월 강수량 기준으로는 창원(1998년 9월 30일, 227.1㎜), 김해(2017년 9월 11일, 142.3㎜), 거제(2017년 9월 11일, 308㎜), 양산(2020년 9월 7일, 195㎜), 의령( 2016년 9월 17일, 144.5㎜) 등 5곳이 최고 극값을 갈아치웠다.

시간당 강수량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이 기간 창원 104.9㎜, 김해 81.8㎜ 등 경남 남해안에는 시간당 100㎜, 이외 내륙에는 50~80㎜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창원은 2009년 7월 16일(102㎜) 이후 김해는 2016년 10월 5일(7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9월 기준으로도 창원(1999년 9월 10일, 77㎜), 김해(2017년 9월 11일, 62.2㎜)가 극값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이날 창원과 김해에 내린 일 강수량과 창원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이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빈도로 분석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14분 경남 김해시 신문동 한 농막 지붕에 고립된 60대. 경남소방본부 제공

이틀간 이어진 집중 호우로 경남·창원소방본부에는 1074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21일 오전 1시41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도로에 전봇대가 넘어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했다.

또 같은 날 오전 3시31분 김해시 진례면에서 비닐하우스 침수가 우려돼 소방 활동을 벌였다.

이어 오전 4시37분 진주시 이반성면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모두 배수와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오후 3시14분에는 김해시 신문동 마찰교 인근 도로에서 차량 침수돼 주변 농막 지붕으로 대피한 60대가 구조됐다.

이 기간 김해 대성동고분군 일부 사면도 무너져 출입을 막고 있다.

또 폭우로 창원터널(김해 방면)과 불모산터널 율하교차로가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경남도는 지난 21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비상 3단계를 발령했으나, 비가 점차 잦아들면서 같은 날 오후 11시 상시 대비 단계로 전환했다.

김해, 창원 등 469세대(674명)가 침수 등을 피해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세월교 203곳, 하천변 산책로 49곳, 아영·캠핑장 8곳 등 349곳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