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20대 장애인 조카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손은영 부장검사)는 2일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 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살인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A 씨의 아내 B 씨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 17일 집안일을 거부한다는 이유 등으로 목검 등을 이용해 7시간 동안 지적 장애인 조카 C 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애초 경찰은 A 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C 씨가 약 10개월 간 폭행 당한 사실이 있고 사망 당일에도 복부 통증을 호소한 사실이 있다 보고 살인죄를 적용해 A 씨를 기소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아내가 부정맥, 협심증 진단을 받은 후 조카에게 집안일을 시켜왔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폭행으로 조카가 죽을지 몰랐고 가족처럼 대했다고 하지만 증거를 보면 사실상 인간 노예 처럼 취급했다”며 “더구나 친형의 장애인 수당까지 받으면서 조카를 폭행해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폭행으로 조카가 죽을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폭행이 누적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깊이 뉘오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