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은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나 사진 도용·합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사진이 학생이나 학부모의 SNS에 무단으로 올려져 조롱거리가 되거나 성 착취물로 악용되는 일들이 잇따르면서 졸업앨범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도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5일 전국 유치원·초중고 교사 3537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실시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93.1%는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올해 졸업앨범을 만드느냐는 질문에는 97.1%가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졸업앨범에 사진을 넣는 교사들의 증감 추세에 대해서는 ‘점점 줄고 있다’는 답변이 72.5%에 달했다.
졸업앨범을 계속 제작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 응답이 67.2%로 나타났다. ‘제작해야 한다’(32.8%)는 긍정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교총은 “딥페이크, 초상권 침해 등 범죄 피해와 개인정보 노출 등에 대한 우려가 큰 교단의 현실을 보여준다”며 “디지털카메라나 SNS가 발달하면서 학생들끼리 언제든 사진을 찍고 보관·공유할 수 있는데, 범죄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별도 앨범을 만드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당수 교사는 졸업앨범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교육활동 과정에서도 학생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다. 학생들과 체험학습, 학교생활 등에서 사진을 찍느냐는 물음에 ‘딥페이크 범죄 등이 걱정돼 가능한 한 찍지 않는다’는 답변이 12.5%, ‘사생활이 공유되는 것 같아 가능한 한 찍지 않는다’는 답변이 27.7%로 조사됐다. ‘적극 찍는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 교총은 “졸업앨범에서 교사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사제간 사진 촬영마저 피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씁쓸하다”며 “앞으로 기술 발달에 따라 딥페이크 등의 범죄와 그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이며, 철저한 대응 방안과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