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경남도 신중론 유지
- “대구·경북 단체장 합의일 뿐
- 시·도민 여론수렴이 최우선”
- 일각 “여론 만큼 속도도 중요
- 정부 지원 등 후순위 될 수도”
통합 청사 위치와 권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좌초 위기에 놓였던 대구시·경북도 행정통합 추진이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두 시·도보다 먼저 통합 카드를 꺼냈던 부산시와 경남도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과 경남 모두 ‘속도’보다는 시·도민 여론을 최우선으로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칫 대구·경북은 물론 통합을 추진 중인 다른 시·도에 밀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울경 메가시티 무산의 전력을 감안할 때 부산 경남 통합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점점 많아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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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동기(왼쪽부터) 지방시대위원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 관련 4자 회동에서 합의문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부산시와 경남도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다음 달 중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시에서 만나 부산·경남 행정통합안 기본 구상안을 공개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두 단체장은 애초 이달 중 이 같은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으나, 경남에서 이달 전국체전이 열린 까닭에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과 박 지사는 지난 6월 부산시청에서 만나 행정통합 등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두 시 ·도는 앞서 올해 초 부산연구원과 경남연구원에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맡겼다. 두 연구원 통합모델과 통합 자치단체가 가질 권한, 특혜 등을 담은 통합안 초안을 마련했다.
그런데 박 지사는 최근 행정통합 자치단체로서 누릴 수 있는 실익 등이 빠졌다는 이유로 보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국체전 개최와 함께 기본구상안 발표 일정 연기에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시·도는 기본구상안 발표와 함께 민간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다. 공론화위원회는 부산과 경남 각 15명씩 30명 내외로 구성될 전망으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여론조사 전까지 시·도민 의견을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에 반영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대구·경북이 통합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부산과 경남은 ‘신중론’을 유지한다. 민간 주도의 공론화를 통해 행정통합에 따른 기대 효과 등을 충분히 알린 뒤 여론조사로 의견을 물어 완성도 높은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진행한 행정통합 관련 시·도민 여론조사 결과 양측 모두 행정통합 찬성 의견이 낮게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 반대 의견은 45.6%로, 찬성(35.6%)보다 높았다. 특히 경남은 찬성 33.4%, 반대 48.5%로 부산(찬성 37.7%, 반대 42.8%)보다 반대 여론이 더 높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통합의 성패는 시·도민의 여론에 달려 있다. 대구·경북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단체장 간 합의일 뿐 지역민의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두 시·도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경남도 관계자 역시 “시·도 간 협의가 아닌 시·도민 동의를 전제로 행정통합을 추진하면 변수가 더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큰 만큼 도민 여론 수렴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2026년 7월까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의 대구광역시·경상북도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갖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 시기를 못 박았고, 충청권(대전 세종 충남 충북)과 호남권(광주 전남 전북)이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부산 경남 통합이 정부 지원 등에서 밀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부산과 경남도 시·도민 여론은 물론 속도 역시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 합의문에 따르면 통합 지자체 명칭을 ‘대구경북특별시’로 하고, 법적 지위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행안부와 지방시대위원회는 통합의 입법 절차와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고,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