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 피해 방지를 위해 시·군 전담제를 운영하고,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등 특별대책 시행에 나선다. 최근 3년 새 밀양을 중심으로 도내 14개 시·군에서 확산세를 보이는 데 따른 조처다.

24일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 특별대책을 발표하는 민기식 경남도 환경산림국장.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24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 내외 작은 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를 매개로 나무에 침투해 말라 죽게 만드는 병이다. 도내에서는 1997년 함안군 칠원읍 일원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2014년 방제 대상목이 58만 그루로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 이는 매개체가 성충이 되는 우화기(전년 10월부터 당해 3월까지) 기준이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매개충의 활동 범위가 늘어난 2022년부터 그 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35만5642그루, 2021년 22만6642그루, 2022년 21만6768그루, 2023년 41만6980그루, 2024년 45만1190그루 등이다.

현재 도내 각 지역은 피해 정도에 따라 ▷‘극심 1급(5만 그루 이상)’ 밀양 등 1곳 ▷‘중 3급(1만~3만 그루 미만)’ 진주, 사천, 김해, 창녕, 하동 등 5곳 ▷‘경 4급(1000~1만 그루 미만)’ 창원, 통영, 거제, 양산, 의령, 함안, 고성 등 7곳 ▷‘경미 5급(1000그루 미만)’ 남해,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5곳으로 분류된 상태다.

상황이 이러자 도는 특별 대책을 수립해 대응하기로 했다. 도는 우선 지난 14일 산림청을 방문해 ▷2025년 방제사업비 추가 지원 ▷특별방제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법령 개정을 요청하는 등 지속적인 건의로 국가재난 차원의 대응을 이끌낼 계획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지난 18일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부울경 지자체장 간담회에서 같은 취지의 건의를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는 방제 기간인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전 시·군에 사업비 365억 원을 투입해 피해목 32만5000그루을 방제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산림청이 정한 ‘특별방제구역’인 밀양을 포함한 김해, 창녕, 하동 등 4개 시·군의 집단 피해지역에는 소나무 대신 병충해에 강한 다른 수종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 130ha 규모로 시작해 2026년 300ha로 늘리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앞서 도는 지난 21일부터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책임담당제 운영에 돌입했다. 환경산림국장 등 도청 소속 14명이 ‘경’ 등급 이상 지역의 현장을 직접 관리한다.

민기식 도 환경산림국장은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해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