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78곳…특별·광역시 중 최다
- 입구와 보도 구분 없는 등 혼선
- 업주 안전시설 설치 의무화 조치
- 교통유발금 면적기준 삭제 건의

부산 북구의 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승차 구매점(드라이브스루)’ 출입구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탓에 보도와 구분이 없어 매장으로 진입하거나 빠져나가는 차량과 보행자가 엉키는 사례가 빈번하다. 동래구의 한 매장 진·출입로 경사구간은 보도와 같은 색상으로 포장돼 있어 구분이 어렵다. 이는 부산시가 처음으로 시행한 ‘성과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시는 이번 성과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내 곳곳에 있는 드라이브스루의 안전 관리 기준 개선에 나섰다.

부산 강서구의 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드라이브스루 매장 진출입구. 이곳은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부산시 제공

시 감사위원회는 드라이브스루의 공통된 관리기준 마련과 개선 방안 제시를 위해 성과감사를 하고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성과감사는 정책이 시민에게 보다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감사제도로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됐다.

시의 첫 성과감사 대상은 패스트푸드 음식 등을 차량에서 주문해 받는 드라이브스루의 안전 상태였다. 부산에는 199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운대구에 드라이브스루가 생긴 이후 지난해 12월 말 기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많은 78곳이 영업 중이다. 그러나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의 안전 기준 등이 미흡해 사고 위험이 크고, 교통혼잡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시 감사위가 부산지역 드라이브스루 7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매장 주변 안전시설 설치가 부족했고, 진·출입로와 통행을 위한 보도 구간의 구별이 어려운가 하면 진·출입로 가까이 나무와 입간판이 있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곳이 다수 발견됐다.

또 매장 진입 대기 차량으로 인해 주변 도로의 체증을 유발함에도 모든 매장이 소규모(300~500㎡)여서 교통 흐름 변화와 안전도를 조사하는 교통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혼잡을 일으키는 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낸 곳은 12곳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연평균 35만 원만 낸다.

이에 시 감사위는 매장 주변에 경보장치 등 필수적인 안전시설 설치가 미흡한 곳은 각 구·군이 안전시설 설치를 명하고 매장 업주가 시설을 설치하도록 ‘승차 구매점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매장 진·출입로와 보행로가 시각적으로 확연히 구별되도록 눈에 잘 띄는 붉은색 계열로 포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다 교통혼잡 해소 방안으로 규모가 작아 교통영향평가 대상이 되지 않는 드라이브스루가 평가 대상에 포함되도록 ‘교통영향평가 조례’를 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동일한 매장임에도 구·군마다 다르게 적용한 ‘교통유발계수’를 시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할 것과 교통유발부담금 최소 면적 기준(1000㎡)을 삭제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도록 시에 제시했다. 윤희연 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성과감사를 계기로 드라이브스루의 보행 안전이 개선되고, 일대 교통혼잡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