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 불만을 품어 법원 직원에게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이려던 40대에게 징역 5년이 떨어졌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대법정 내부.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14일 살인미수, 현존건조물방화예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48)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5월 23일 오후 2시17분 부산 강서구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청사보안업무 담당 사회복무요원 B 씨의 얼굴과 몸에 등유를 분사한 뒤 라이터로 불 붙이려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8월 해당 법원에서 폭행죄 사건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판결에 불만을 가진 A 씨는 수차례 항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 건물 등에 불을 지르려 500㎕ 페트병에 등유를 미리 준비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는 현주건조물방화예비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됐으나 검찰은 A 씨가 B 씨에게 기름을 뿌려 불을 붙여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가 있다고 보고 이를 추가했다.

A 씨는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변론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등유를 잘 뿌리기 위해 페트병 뚜껑에 구멍 4개를 뚫었다고 진술하는 등 A 씨는 미리 목표물을 향해 등유를 쉽게 분사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그 목표물에는 법원 직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 CCTV를 통해서도 A 씨가 B 씨 등 직원들에게 등유를 분사하면서 라이터를 쥔 다른 손의 엄지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는 모습이 확인됐고, 피해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다 타서 죽어라, 네 죽고 나 죽자’라고 말하며 라이터로 점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방법은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방법이 된다”며 “만일 발화가 됐다면 피해자의 전신에 불이 붙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