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매립 가능성…토양오염 촉각
- 10만ｔ처리비용 86억 입찰 공고

부산 해운대구 신청사 부지에서 폐기물 10만ｔ이 발견돼 공사가 전면 중지(국제신문 지난 14일 자 온라인 보도)된 가운데, 구가 조속한 공사 재개를 위해 폐기물 처리 업체 선정에 나섰다. 폐기물 처리와 별개로, 출처 불명의 폐기물을 두고 원인 규명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해운대구는 지난 15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해운대구 신청사 건립 사업 건설폐기물 처리 용역’의 입찰을 공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공고문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 용역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총 34개월로, 계약 금액은 86억2049만 원이다. 구는 3회 차로 나눠 폐기물을 처리할 방침이다. 과업지시서 등에 따르면 폐기물 총량은 10만1333ｔ으로, 종류는 혼합건설 폐기물 7만8875ｔ·폐콘크리트 1만2598ｔ·건설폐재류 9860ｔ로 나뉜다. 1차 처리 때는 2만6538ｔ 규모를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말 신청사 건립 중 다량의 폐기물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에 구는 2027년 5월 완공 예정이었던 공사 기간이 105일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공기 연장에 따른 예산 증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대규모 폐기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곳은 2001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구가 시로부터 매입한 부지다. 이전에는 국방부 등이 소유했던 부지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신청사 부지의 소유권이 넘어온 것이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한 폐기물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현재로선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곳 폐기물은 불법으로 묻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폐기물 특성상 승인받지 않은 장소에 이를 보관해선 안 되며 소각시설 등 지정한 장소에서 처분해야 한다. 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배출자와 처리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이를 처리해야 한다. 대량의 폐기물이 장기간 묻혔던 만큼 토양 오염 가능성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해운대구의회 김백철 의원은 “이 정도 규모의 폐기물이라면 오염 등 문제가 중대하다”며 “이전 소유주였던 시의 당시 담당자와 감리단 등이 관련 업무를 맡았을 것으로 보여 조사를 거친 뒤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