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에서 미군이나 유학생 행세를 하며 친분을 쌓은 뒤 금품을 요구하는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로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은 사기 등 혐의로 로맨스 스캠 국제사기단의 총책인 러시아 국적 A(40대) 씨와 조직원 일당 12명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주한미군과 유엔(UN) 직원, 유학생 등을 사칭해 SNS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피해자와 친분을 쌓았고 총 68회에 걸쳐 14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미국 유학생 행세를 하며 ‘은행 계좌가 동결돼 해제할 비용이 필요하다’라거나 해외 근무 군의관인 척 ‘유엔과 우크라이나로부터 보상받은 금괴를 대신 받아달라’며 배송비를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챙겼다. 한 피해자의 경우 선박 직원을 사칭한 일당의 “통관비를 대신 납부하면 갚겠다”는 부탁에 속아 1억6500만 원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국적의 외국인과 필리핀 출신 귀화자로 이뤄진 다국적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A 씨가 국내에서 범죄 수익을 관리하는 총책이었고 다른 조직원은 해외에서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근 허위 사이트를 보여주는 등 로맨스 스캠 사건이 고도화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계좌 지급정지 등 긴급 조처를 할 수 없고 범행 계좌의 대부분이 대포통장”이라며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을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