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국제신문 18일 자 온라인 등 보도)’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정치인 다수를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가 19일 창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간 정치자금 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온 검찰 수사가 이를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을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창원지검에 출석한 김한메(사진 왼쪽 세 번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상임대표. 김용구 기자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는 조사를 앞둔 19일 오전 9시30분께 창원지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검찰이 맞다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세행은 이날 2022년 6·1지선 공천과 창원 제2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정진석 전 공천관리위원장, 박완수 경남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등 5명을 추가 고발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 김 전 의원,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 6명을 명시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데 이은 조처로, 이는 최근 명 씨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창원지검에 이첩됐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회견에서 “선출직 공무원인 대통령이 당선 전 부정 청탁을 받고 여론조사 비용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선거에 활용한 뒤 당선 후 그 청탁을 실행했다면 ‘사전뇌물에 의한 수뢰 후 부정처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2018년 2월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법리가 바로 ‘묵시적 청탁’과 ‘포괄적 뇌물죄’”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6개월이 지나면 만료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 윤 대통령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으나, 대통령 취임과 함께 공소시효가 정지됐기에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며 “그 공범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소시효 정지 관련 규정은 없으나 헌법상 불소추 특권이 적용되는 대통령 재직 중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판례가 있다.

이어 김 대표는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 규정이 달리 적용되는 일이 없도록 피고발인 11명이 받는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19일 명태균 씨의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인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용구 기자

이런 가운데 대선 여론조사비용 명목으로 지선 예비 후보 2명에게 총 2억4000만원을 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미래한국연구소장 A 씨와 관련 의혹 핵심인 명 씨 측이 각각 오전 9시 10분께와 오전 10시께 같은 장소에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A 씨는 “명 씨가 잘못을 덮기 위해 단순한 (채무 관련) 돈 문제로 끌고 가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반면, 명 씨 측 변호인은 “예비 후보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고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명 씨가 지난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강혜경 씨를 통해 김영선 전 의원에게 세비 7600여만 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강 씨는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로,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로 활동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