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경대에서 농성을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단체가 경찰에 연행(국제신문 지난 13일 온라인 보도 등)되면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시민단체가 불법체포와 감금 혐의로 경찰을 검찰에 고소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윤석열퇴진운동본부는 20일 오전 연제구 부산지방겅찰청 앞에서 경찰이 부경대 농성 대학생 시민단체를 불법 체포했다며 이를 규탄하고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공

민변 부산지부와 윤석열퇴진운동본부는 20일 부산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변은 “부경대에서 농성하던 대학생들을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정문으로 나가는 것을 가로막았다”며 “체포된 학생들은 미란다 원칙조차 고지받은 기억이 없다고 증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죄 실행 직후도 아니며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우려도 없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않고 저지른 위법한 체포”라며 “검찰은 경찰력 남용으로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 책임자들을 반드시 기소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변은 검찰에 불법체포와 감금 혐의로 부산경찰청장과 현장 책임자를 고소했다. 학생들이 인적 사항 확인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행범 체포를 강행하고 경찰서에 구금한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는 게 민변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 9일 부경대 학내에서 2박 3일 농성 중이던 대학생 시민단체 소속 9명이 학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났다. 이들은 밤 11시20분께 연행된 후 새벽 3시가 넘어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연행되지 않은 1명까지 포함해 10명을 공동퇴거불응 또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7일 부경대 대연캠퍼스 백경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취지의 정치 활동을 벌이다 학내 지침을 근거로 시설물 사용을 금지한 학교 측으로부터 제지당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2박 3일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불법 체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학교 측이 퇴거 요청을 반복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아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체포했다는 것이다.

한편, 부경대 학내 정치 활동 금지와 과잉 진압 논란은 계속된다. 지난 13일 민변과 대학생 시민단체가 경찰의 체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16일 부경대 민주동문회를 비롯한 부산 경남지역 대학 민주동문회가 집회를 열고 정치 활동을 금지한 부경대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