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2024년 항공기 사고수습 대테러 종합훈련’이 열려 경찰특공대가 테러범을 진압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총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2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주기장. 일본 후쿠오카로 출발 대기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의 탑승객 2명을 테러범이 인질로 잡자 부산경찰청 위기협상팀이 이같이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고 인질 1명이 사망했다. 경찰특공대는 전술장갑차 등을 이용해 테러범을 생포했다. 불과 몇 분 뒤 항공기 주변 하늘에서는 굉음이 들렸다. 폭발물의심물체를 탑재한 불법 드론이었다. 출동한 경찰특공대는 통신 차단 기능이 있는 재밍건을 통해 드론을 무력화했다. 이후 공항 폭발물처리반(EOD)이 폭발물을 안전하게 처리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상황은 실제가 아니다. 이날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이 1시간 20분 동안 진행한 ‘2024 대테러 종합훈련’의 일부 모습이다. 이날 훈련에는 국가정보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등 12개의 관계기관에서 120여 명이 참여했다. 군 장갑차 등 25종 29대 차량도 동원돼 실감 나는 훈련이 진행됐다.

공사는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이 훈련을 2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사 상황 때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남창희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장은 “공항 테러 위협에 대해 민·관·군 합동으로 신속히 대응하고 최근 화두인 드론 테러에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체계 전반을 점검했다”며 “공항 이용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김해국제공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