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전체가 학생 교육의 주체가 되는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안건이 도의회에서 가결(국제신문 지난 4일 자 온라인 등 보도)된 가운데 도교육청의 요구에 따라 20일 다시 상정됐으나 그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조례안 없이도 사업 추진은 가능하지만 예산 확보 근거를 잃은 터라 사업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안’이 재표결에서도 가결됐다. 사진은 직후 입장을 밝히는 박종훈 교육감. 경남도교육청 제공

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제419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이 안건을 두고 재표결을 부친 결과 재석의원 62명 중 55명이 찬성표를, 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기권도 2명을 기록했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등 조건을 충족해 조례 폐지가 확정된 셈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본 표결에선 찬성 46명, 반대 5명, 기권 11명으로 가결 처리된 바 있다.

도의회는 그간 마을강사와 마을배움터 선정의 정치적 편향 우려 등 이유로 내세워 왔다.

재표결은 지난 4일 박종훈 교육감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지방자치법에선 조례안에 이의가 있을 때 자치단체장은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지방의회는 통과 여부를 다시 표결할 수 있다. 본 표결과 달리 재의 요구 건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박 교육감은 이날 재의 요구 설명 연설에 나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가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조례를 제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남만 이에 역행하려 한다”고 피력했다.

또 폐지조례안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 1만2084건 중 반대가 1만1869건(98.2%)로 찬성 215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강조했으나 재석 의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앞서 본 표결 과정에서도 정치 중립성 확보, 정치적 성향 용어 수정·삭제, 마을배움터 지자체 이관, 모니터단 구성 등 쇄신안을 약속했었다.

박 교육감은 재표결 직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교육청이 마련한 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되기도 전에 지원 조례가 폐지됐다”며 “이번 도의회 결정에서 어떤 절차적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2021년 7월 11대 도의회 때 제정된 이 조례는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해 사각지대 없는 교육생태계를 조성하는 경남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