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살해하려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이 떨어진 김모(67) 씨에게 항소심에서도 똑같은 형량이 선고됐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습격한 김모 씨. 국제신문 DB

27일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 씨에게 원심의 주문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1월 2일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지지자로 가장해 다가간 뒤 예기로 목 부위를 찔러 살해하려 하고,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항소심에서 김 씨 측은 자신의 범행이 ‘비난동기 살인’이 아닌 ‘보통동기 살인’에 해당한다고 변론해왔다. 또한 계획적으로 이 대표를 살해할 의도 또한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1심이 내린 형량이 과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동기를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은 상대방에 대한 개인적 원한이나 불화,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이 대표)의 사망은 물론 정치적 목적 달성까지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도구인 등산용 칼을 숫돌로 갈아 개조했고 실제 이를 이용해 피해자 살해 연습을 꾸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을 저지른 이유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메시지를 외부 알리려 했으며, 미리 증거가 될 만한 소지품은 은닉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다. 개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인 동시에 자유롭고 공명한 선거를 방해해 죄책 또한 무겁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김 씨는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반성문을 작성하는 한편 이 대표 측에 반성 편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김 씨의 사과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재판부는 한편 범행 전 김 씨의 부탁으로 범행 동기 등을 적은 메시지를 김 씨 가족에게 우편으로 전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지인 A 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범행 당시 김 씨의 공격으로 이 대표는 내경정맥을 9㎜ 손상당했다. 이 대표는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8일 만에 퇴원했다.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