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3명 이미 세상 떠나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두고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결국 대법원까지 이르게 됐다. 피해자 일부는 오랜 시간 이어진 법정 공방 탓에 최종 선고를 받아보기 전 세상을 등진 터라, “국가가 시간을 지연해가며 우리에게 이기려 해서 무엇을 하자는 것이냐”는 울분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고인 대한민국은 법원에 상고장을 접수했다. 국가는 지난달 7일 서울고법 민사3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패소했는데, 이에 불복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한 것이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김모 씨 등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38억35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7개월 만의 일이었다.
국가의 상고를 두고 피해자들은 분노를 삭히지 못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는 “피해자들이 하루하루 죽어나가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우리가 다 죽으면 배상금을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죽기를 바라고 시간을 지연하는 것인지, 대한민국 국민임이 창피하기만 하다”며 “우리에게 이겨서 어떻게 하자는 건가. 끝까지 피해자를 괴롭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규탄했다.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결정을 전후로 지금까지 전국에는 40건 이상의 유사 소송이 제기돼왔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법원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구금 햇수당 위자료 8000만 원’이란 일종의 산식도 정립됐다. 국가는 이 사안과 관련한 모든 재판에서 항소를 결정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는 3만8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모두에게 위자료를 주면 최소 20조 원이 필요해 예산 부담이 과도하다는 이유다.
피해자 중 3명은 소송 결과를 기다리다 결국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8일엔 김대우 씨가 식도암으로 향년 53세로 숨졌고 같은 달 18일에는 서상열 씨가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3월에는 강귀원 씨가 첫 재판을 두 달가량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