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항에서 외국인 선원이 밀입국한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항보안공사 노조는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예견된 사건이었다며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부산항보안공사 사무실. 국제신문 DB

2일 항만당국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부산 감천항 동편 부두에 계류 중이던 중국 국적 원양어선(1152ｔ)에서 선원 A(베트남·20대) 씨가 무단으로 이탈했다.

A 씨는 바다에 뛰어내려 일정 부분 헤엄친 뒤 육지로 올라가 보안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초소를 지나쳤다. 월담 후 미리 배치된 차량을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보안공사 직원이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월담 하는 A씨를 목격해 신고했다. A 씨가 타고 있던 선박은 수리를 위해 지난달 부산에 입항했고, 오는 10일 출항할 예정이었다.

부산항보안공사 노조는 예견된 보안사고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부산항 경비·보안을 위해 필수인력을 430명으로 측정했다. 다른 항만 보안직은 예비인력을 뽑아 휴무 등의 결원이 발생할 때 충원하지만, 부산항보안공사는 항상 20~30명 가량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됐다. 통상 야간에는 부산항보안공사 직원 17∼20명이 투입돼야 하는데,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는 육아휴직자와 퇴직자 등으로 인력이 부족해 12∼1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것을 알고 사람이 없는 초소 등을 고려해 동선을 짰다. 계획적인 도주”라며 “필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안 사고는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미사용 연차휴가를 강제지정하지 않는 등 공백을 최소화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