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52> 인공지능과 인공치능 ; Artless Idiot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4-12-08 19:06:0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예전에 어느 학회 뒤풀이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교수들과 대화를 했다. 나를 빼고 세 명의 교수들은 AI 조기 채택자들인 듯했다. 그 중 어느 교수가 자신은 글쓰기를 할 때 AI를 쓴다고 했다. 그 때 나는 AI와 글쓰기 시합을 하면 내가 100%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나의 이 당돌한 발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AI로 글쓰기를 하면 남는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쓰면서 다른 능력발휘를 더 잘 할 수 있어요!” 아(Ah)! 더 이상 내 주장을 하면 격한 논쟁이 될 듯하여 그냥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사람한테 가장 기본적 고등 능력인 글쓰기를 AI한테 떠맡기고 뭐 그리 대단한 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인공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무뇌적 인공치능
이런 나의 생각은 변함없건만 AI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필자가 속한 광고홍보 관련 학회 세미나에서도 그랜드 토픽은 인공지능이다. AI 시대에 광고홍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많은 발제가 쏟아져 나온다. 여기에 동참하지 않거나 못하면 뭔가 왠지 뒤떨어질 것 같은 강박감이 들기도 한다. 혁신의 확산과정에서 나는 혁신자→초기 채택자→초기 대다수→후기 대다수에 끼지도 못하는 느림보(laggard)다. 그런 나마저 하도 ‘AI AI’ 하길래 호기심이 발동해 사용해 보았다. 가히 도깨비 요술 방망이였다.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왔다. “은 나와라 뚝딱” 하니 은도 나왔다. 엄마에 관한 시를 써달라니 근사한 시가 나왔다. AI 고수들은 그림도 그리고 동영상도 만들고 소설이나 시나리오도 쓰고 설계도 하고 작곡도 한단다.

그런데! AI의 능력이 더욱 발전해 인간이 AI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욱 높아진다면? 특히 글쓰기처럼 인간의 기본적 본원적 본질적 근원적 사고를 요하는 일을 AI한테 전적으로 맡긴다면? 이 질문에 나는 회의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사고능력은 뚝 떨어질 것이다.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노래방이 나오면서 가사화면 없이는 노래 못 부르는, 내비게이션이 나오면서 내비 없이는 운전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AI 없이는 글을 못쓰는 시대가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인공치능(人空痴能)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사람이 인공지능에 너무 의존한다면? 사람(人) 머리가 비게(空) 되며 바보(痴)같은 재주(能)만 부리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인데 뇌가 거의 없는 무뇌자의 치능이다.

물론 AI가 효율적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분야는 아주 많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AI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연구자들에게 주어졌다. 이처럼 AI는 복잡한 패턴을 읽는 일을 하려고 과학적 기술적 공학적으로 쓰이면 유용하다. 하지만 글쓰기 등과 같이 인간의 기본적 본원적 본질적 근원적 근본적 사고력이나 작곡 창작 등 기획창의력을 요하는 일에 AI가 마구 쓰이면? 인간의 두뇌는 비고 만다. 바보들 세상이 된다. AI가 작동되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만들어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힌튼(Jeoffery Hinton)은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오히려 그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암울하게 전망한다. 브레이크 없이 발전하는 AI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도 무분별한 AI 사용에 대한 자발적 통제가 필요하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에 AI(Artless Idiot)인 무뇌적 인공치능자가 안되려면… 지금까지와 같은 글을 그 똑똑한 AI는 결코 쓸 수 없다. 감히 장담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0. 10“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7. 7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부산 동아대 인근 도로서 싱크홀 발생…노후 상수도관 누수 원인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3. 3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7. 7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10. 10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