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생존자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사회가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희생자 추모를 위해 집회 연기를 검토한다.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9일 입장문에서 “이번 참사로 고인이 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부의 대응과 수습 전 과정에서 유가족 등 피해자에 대한 소통 체계 마련, 공간 확보, 의료·심리 지원이 체계적이고 최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는 이에 따라 오는 31일 서울 광화문 일원에서 열기로 했던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 ‘아듀 윤석열 송년 콘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도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이 참사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접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인 만큼 참사를 대응하고 수습하는 데에 정부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미비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송가는 예능 프로그램 편성을 잇따라 취소했다. 연말 각종 시상식도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

MBC는 이날 오후 8시30분 예정된 202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을 결방하고 긴급 뉴스특보를 편성했다. 이에 앞서 낮 12시10분 ‘출발! 비디오 여행’을 방영하지 않았고, 오후 6시 ‘복면가왕’도 편성표에서 뺐다.

KBS는 24시간 비상 방송 체제로 전환했다. 주말 예능 중 1TV ‘TV쇼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1박2일’ ‘더 딴따라’ ‘개그콘서트’ 등의 결방을 결정했다. SBS도 ‘동물농장’ 방송을 중단했다.

이날 오전 9시5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에 충돌하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탑승했다. 승객은 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이다.

소방은 오후 3시18분 현재 승무원 2명을 구조했고, 숨진 124명을 수습해 임시 영안소에 안치했다. 소방은 구조자 2명 외에 나머지 탑승객은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탑승객 중에는 10대 이하 아동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연소 승객은 2021년생 남아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