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합동조사팀 19명 감식 착수

정부는 제주항공기 참사가 벌어진 무안국제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이 최소 기준보다는 길고 권고 기준보다는 짧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과 관련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종단안전구역은) 국제기준 등에서는 90ｍ가 최소, 의무 기준이며 권고 기준은 240ｍ”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끝부터 최소 90ｍ는 확보하되, 240ｍ를 권고한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은 종단안전구역 거리가 199ｍ로 설정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컬라이저는 이 구역에 더해 ‘착륙대’ 거리인 60ｍ를 더한 250여 ｍ 거리에 설치돼 규정을 준수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로컬라이저와 관련해 “최초 설계 때부터 둔덕 형태의 콘크리트 지지대가 들어가 있었다”며 콘크리트 재료를 사용한 이유에 관해서는 “지지대를 설치할 때 비바람에 흔들리면 안 되니 고정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으니 재료에 제한받지 않는다고 판단해 콘크리트 지지대를 받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엔진 고장이 랜딩기어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엔진이 모두 고장날 경우 유압 계통을 통해 랜딩기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외형이 일부 손상된 채 수거된 비행자료기록장치(FDR)는 추가적 기술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며,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자료 추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조사관 11명과 미국 측 관계자들로 합동조사단을 꾸려 무안공항 활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미국 측 관계자들은 연방항공청(FAA) 소속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4명 등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합동조사단은 활주로 외곽에 있는 로컬라이저가 적절하게 설치돼 운영됐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또 새떼 충돌 경고와 조난 요청이 오갔던 관제탑과 사고기 간 교신 기록 등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