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라이저 위치, 정비 이력 등
- 피해 연관성 여러 의혹 진상규명
- 희생자 유류품 인계 절차 시작
- 24명 시신 인도…장례 끝내기도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사고기와 충돌한 활주로 주변 구조물의 위치 적절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부터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희생자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인계 절차도 시작했다.

2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합동조사팀 관계자로 보이는 외국인이 둔덕에 올라 로컬라이저 길이를 재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2일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와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도 포함됐다. 앞서 경찰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피의자로 입건된 이는 아직 없다. 다만, 경찰은 이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출국금지 조처했다.

2일 경찰이 무안국제공항 부산지방항공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사고 과정에서 피해를 키웠다고 꼽히는 여러 의혹을 진상 조사한다. 사고기와 충돌한 활주로 주변 구조물(로컬라이저)의 위치 적절성, 조류 충돌 경고와 조난신호(메이데이) 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았던 교신 내용, 사고기 기체의 정비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다. 경찰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다른 의혹도 수사를 통해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미 SNS에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와 악의적인 모방 댓글을 올린 사례 4건을 수사 중이다. 모니터링을 통해서 125건의 게시물을 삭제 및 차단 조처하기도 했다.

당국은 이날 낮부터 희생자의 유류품 200여 점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인계 절차도 시작했다. 그간 당국은 현장에서 유류품 600여 개를 수거한 뒤 희생자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중 소유자가 명확하게 확인된 물품만 유가족이 인수했다. 해당 물품은 대체로 희생자의 인적 사항이 담긴 여권이나 지갑 가방 등이다. 남은 유류품 중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유가족 동의를 얻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사고 직전 사고기 내 상황을 추정하는 단서 등을 파악한다.

당국은 전달 과정에서 혼선을 막기 위해 유가족 중 직계만 유류품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직계 가족이 인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 등 방계가족과 친척, 제3의 인물까지 대상을 넓힌다. 또 당국은 사고기 탑승 전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희생자의 차량을 유족에게 반환하는 절차도 준비 중이다.

당국은 희생자 신원 확인 절차를 전날 완료했고,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기 위한 후속 절차도 이어간다. 현재 희생자 179명 중 24명의 시신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이 중 일부는 장례 절차를 밟고 있다.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가족에게 돌아간 한 희생자는 이날 오전 장례를 마치고 발인했다. 향후 60여 구가 추가로 유족에게 인도된다. 유가족은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길지, 합동 장례를 위해 임시 안치소에 계속 안치할지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