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비 사용도 않고 전기료만 납부
- 폐아스팔트 과적 보관도 적발
- 사업소 “사용량 추이 보고 해지”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가 교량 등에 설치한 점검용 전기설비를 6년간 쓰지도 않은 채 전기요금만 1000만 원 넘게 낸 사실이 시 감사에서 적발됐다. 여기에 폐아스팔트 콘크리트(폐아스콘)를 허용치보다 많이 보관해 창고가 기울고 벽에 금이 가는 등 안전 위험이 발생한 점도 경고를 받았다.

부산건설안전시험사업소가 관리하는 교량과 터널의 점검용 전기설비. 부산시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건설안전시험사업소에 대해 종합감사를 벌여 총 1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주요 적발 사항을 보면, 시험사업소는 터널 및 교량시설의 점검용 조명설비를 쓰지도 않은 채 전기요금을 6년간 납부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시험사업소의 관리 시설 38곳 중 9곳의 점검용 조명설비 전력사용량이 ‘0’이었다. 감사 대상 기간 한 번도 설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시설의 전력사용계약을 해지하지 않아 6년간 총 1039만 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실제 시 감사위가 적발된 9곳 중 2곳을 표본조사한 결과, 점검용 조명설비에 전원이 공급조차 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작업자들은 내부에 설치된 점검용 조명설비 대신 휴대용 조명기구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아스콘을 보관 창고에 과적함으로써 건축물을 파손시켜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 사실도 적발됐다. 시험사업소는 도로 공사 등으로 발생한 폐아스콘을 창고에 보관하는데, 창고의 보관 허용치는 2435㎡인 반면 감사 당시 적재량은 3200㎡에 달했다. 이로 인해 창고 동쪽 철근 콘크리트 벽체가 균열과 함께 약 4도 기울었으며, 북쪽 벽체 역시 1도 기울어졌다. 감사위는 구조적 균열에 해당해 긴급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받았다. 특히 사무분장에 창고의 유지관리가 명시돼 있지 않아 일반적인 점검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내출장 여비 지급을 부적정하게 한 사례도 주의 조치를 받았다. 2018년부터 총 126건(145만 원)의 관내출장 여비가 부적정하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출장 중 체력단련시설을 28차례 이용해 여비를 부정수급한 직원도 적발됐다.

시험사업소는 전기요금의 경우 향후 사용 추이를 지켜본 후 전력사용계약을 해지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감사 지적 후 곧장 해지를 검토했으나, 실무진에서 비상 상황 등에 필요하며 기존 시설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데 따른 것이다. 또 폐아스콘 안전관리는 시 자치법규상 사무분장에 없었고, 이를 자체적으로 개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시험사업소 관계자는 “전력사용계약은 조명설비 외 다른 설비와 함께 했고, 비상상황 때 전기가 필요할 수 있으니 우선 전력공급을 끊지 않았다”며 “오랜 시간 사용이 없어 기본요금도 감면받았다. 향후 사용량을 보고 해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