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 위원인지 모르는 경우도
- 조류전문가 전무 이어 도마 위
최근 6년간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지역공항 중 항공기의 조류충돌 건수가 가장 많았던 김해공항의 조류충돌예방위원회(예방위)가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지 않는 졸속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의 사고기에서 조류충돌 사실이 공식 확인돼 관련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는 터라 조류 사고 예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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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1일째인 8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로컬라이저 둔덕 주변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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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해공항 예방위는 반 년 넘게 ‘휴무’ 중이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각 공항은 6개월에 1회 이상 예방위 회의를 열고 대책을 평가해야 한다. 예방위는 ▷조류충돌 발생현황 분석 ▷조류충돌 업무에 대한 평가 ▷조류 등 야생동물 위험관리계획 검토 등 조류충돌에 관한 모든 사안을 논의한다. 위원은 각 지역 항공청과 공항운영자, 조류·야생동물 전문가 등이다.
김해공항 예방위는 지난달에 열어야 할 2024년 두 번째 회의를 현재까지 개최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회의는 지난해 6월 28일 열렸다. 규정대로라면 지난달 28일까지 적어도 1차례는 개최해야 했다. 2022년에는 1월과 12월에 각각 1차례 회의를 열었다.
예방위에 소속된 일부 위원은 자신이 위원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위원은 회의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위원은 “지난 2년간 담당이었는데, 예방위 위원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 그동안 회의 참석 관련 공문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인 공군 관계자들은 훈련 등의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회의에 제때 참석하려고 노력하지만, 다른 일정이 있는 경우에는 힘들다. 담당자가 대대장인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대장이 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조류 관련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이가 위원에 포함된 것도 논란이다. 부산 강서구 환경위생과장이 위원에 포함되는데, 환경위생과는 항공기 소음 피해를 받는 주민을 위해 CCTV 설치나 도로 개설 등의 업무를 맡는다. 구 관계자는 “야생조류를 포획할 수 있는 수렵면허증을 발급해 주는데, 이런 업무 때문에 예방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며 “구에 조류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을 관할하는 부산항공청은 국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조만간 예방위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부산항공청 관계자는 “9일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원별로 참석 가능한 날짜가 달라 회의가 제때 열리지 못했다”며 “김해공항 등 부산항공청 관할 8개 공항 모두 민·군 공용 공항으로 예방위를 꾸릴 의무가 없음에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위원회를 꾸리고 회의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