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업계의 오랜 관행인 ‘지입제’를 지키고자 협회 자금을 정치후원금으로 써가며 ‘입법 저지 로비’를 벌인 전·현직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장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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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 회동동 화물차 공영차고지.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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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장병준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전 회장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B 현 회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두 사람과 함께 기소된 각 협회 관계자와 법인 등 4명에게 1000만~1500만 원의 벌금형을 판결했다. 이들은 협회 자금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등에게 정치후원금을 보낸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지입제 폐지를 저지하고자 협회 돈으로 ‘입법 저지 로비’를 벌였다. 지입제는 화물운송업계에 오랜 시간 자리 잡은 관행이다. 화물차주가 본인 차량을 운수사업자 명의로 등록한 후 사업권을 위탁받는 대신 운수사업자에게 대가를 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2022년 국토교통부는 기사가 웃돈을 얹어가며 지입하는 ‘번호판 장사’가 횡행해 기사 몫 운임이 줄어드는 등 폐단이 생겨나자 제도 개선을 시도했다. 운수사업자들의 대표 격인 A 씨는 기존에 안전운임제 유지를 놓고 대립하던 차주 측과 연대해 지입제를 지키려 했다. 마침 2022년 6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한 의원 대표발의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나왔다. A 씨 등은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게 할 생각으로 협회 판공비·사업추진비를 활용, 2022년 7월~2023년 1월 19회에 걸쳐 국토위 의원 등에게 정치후원금 6190만 원을 보냈다.
이런 사정에도 국토부는 2023년 2월 ‘지입전문회사 퇴출’과 ‘지입차량 소유권 보호’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골자로 한 개정법률안도 국회에 발의됐다. 그 무렵 새로 취임한 B 씨는 경남협회 회계로 ‘입법 저지 활동을 위한 특별회비’를 모아 영남권 의원이자 당시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의원 3명에게 각 10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을 정치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장 판사는 양형에 대해 “입법에 관한 직무 공정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면서도 범행이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기부금도 반환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