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소득공백기’ 해소에 일조하고자 시중 상품을 활용한 ‘도민 연금’ 정책을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다. 새로운 ‘취약 계층’ 발생 우려에 따른 조처로, 대표 선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남도청 전경. 국제신문 DB

경남도는 20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선 8기 후반기 도정 운영 전략인 ‘복지·동행·희망’ 정책 중 하나로 내년 1월부터 연금 지원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은퇴 직후 소득이 대폭 줄어드는 시기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노후를 스스로 준비하도록 돕는 정책이다.

현재 근로자의 법정 퇴직연령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은 63세부터다. 이마저도 2033년이 되면 정상 수급 나이가 65세로 더 늦춰진다.

이런 상황에도 지난해 4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퇴자 중 무려 83.9%가 이 기간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소득공백기’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고 대답한 50대 응답자도 64.4%에 이른다.

도는 이를 해소하고자 시중 금융기관의 개인형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을 활용할 계획이다.

도민이 매월 일정 금액 이상을 납입하면 도에서 추가금을 보태는 형태로 지원한다.

가령 월 복리 2% 정기예금형으로 최대 가입 기간인 10년간 월 9만 원을 납부하는 도민에게 월 1만 원을 지원할 때 세액공제 혜택(16.5%)을 포함, 이자율 7.2%의 정기적금에 가입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기간 원금 1080만 원을 냈을 때 1506만여 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으로, 납입 금액 대비 누적 수익률은 39.5% 수준이다.

도민 8만 원, 도 지원금 2만 원 기준으로 산출하면 원금 960만 원에 수령금 1487만여 원으로 수익률 55%, 이자율 9.2%의 적금 효과를 누린다.

다만 IRP는 수령 개시 연령(가입 5년·55세 이후), 최대 수령 기간(10년 등 장기 가능) 등 여러 요건에 따라 최종 수익이 다를뿐더러 도 역시 대상 연령과 소득 기준, 지원액, 사업 기간 등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 유동적이다.

기본적으로는 도에 주소를 둔 소득이 있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되 올해 상반기 내 전문가 자문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관련 조례 제정, 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등 행정절차를 이행한 뒤 연말까지 예산 편성과 시스템 구축 등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기영 도 기획조정실장은 “내년 시행 후 연도별로 사업 규모를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통해 소득공백기와 노후 준비를 돕는 든든한 버틈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