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 검사 몰래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 기록을 열람해 사건 담당 법무법인 사무국장에게 정보를 넘긴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검찰공무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창원지검 진주지청 .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성만)는 공무상비밀누설죄를 범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검찰공무원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보호관찰과 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A 씨는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근무하던 2023년 2월 주임 검사 몰래 특정 사건 기록을 열람한 후 법무법인 사무국장 B 씨에게 내용을 알려준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공무원으로서 공무상 비밀을 엄수하고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수사 기록을 통해 파악한 사건 내용을 사건관계인(사무국장)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누설하고 대처 방안을 알려주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를 두고는 무죄를 선고했다. B 씨가 건넨 현금 봉투를 거부한 바 있고, 향후 두 사람 간의 통화에서 금품 수수 관련 언급이 있기는 했지만 뇌물 수수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사건이 끝난 뒤에도 상호 간에 금품을 수수하려던 정황은 없었던 걸로 파악됐다.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법무법인 사무국장 B씨는 뇌물공여 의사표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 1,300만원의 추징금 납부를 명령받았다.

B 씨는 A 씨에게 현금을 건네려한 점에서 뇌물공여 의사표시죄를 위반한 점이 인정됐을 뿐만 아니라, A 씨 사건과는 별개로 변호를 맡긴 사람 등으로부터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수사기관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공무원에게 사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준 대가로 뇌물을 공여하는 의사표시를 했다”며 “공무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공정성과 불가 매수성,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위반 범행으로 수수한 금원이 1300만 원으로 적지 않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