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대유행으로 장례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본지 지적(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2면 보도)에 따라 부산영락공원이 화장로 가동 확대 결정 사흘 만에 추가 증회 조치에 나섰다.

지난 14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화장장에서 유족이 화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부산시설공단은 오는 21일부터 부산영락공원의 화장로 가동을 하루 최대 13회까지 증회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영락공원 화장로는 예비용 1기를 포함해 총 15기로, 매 회차 절반(7기)씩 돌아가며 가동된다. 이로써 부산영락공원은 하루 최대 91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증회는 앞서 화장로 가동을 늘린 지 사흘만에 이뤄진다. 지난 18일 공단은 하루 11회였던 화장로 가동을 12회로 늘렸으나, 수요 대응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증회했다. 기존 가동 횟수는 하루 10회로, 11회 역시 이미 수요에 대응해 지난달부터 늘어난 것이다.

장례업계는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이 크게 유행한 영향으로 분석한다. 관련 질병으로 사망자가 늘면서 장례식장과 화장로 등이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미 전통적 장례인 삼일장을 넘어 사일장 또는 오일장까지 치르는 사례가 빈번하며, 다른 지역까지 ‘원정 화장’을 나서는 유족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2주 차(지난 5일~11일)표본 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방문한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86.1명에 달한다. 직전 주(99.8명)보다 감소했지만, 아직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화장로 증회 조치는 화장 수요가 다소 진정될 때까지 유지될 방침이다. 공단은 지난해 30억 원을 투입해 화장로 설비 개보수 공사에 나선 데 이어, 올해도 연말까지 25억2000만 원을 들여 화장로 15기의 수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