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前교육감 물러나며 사업 답보
- 답사가 전부… 부지 협의 등 전무
부산지역 다문화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된 ‘다문화학교’가 6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해 하윤수 전 교육감의 역점사업으로 출발한 다문화학교는 교육감 공백이 이어지면서 잠정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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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에 위치한 부산다문화국제학교에서 학생들이 자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22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2027년 개교 목표로 ‘(가칭)다문화학교’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문화 학생이 증가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학교를 운영한다는 취지다. 당시 계획으로는 원래 다니는 학교가 있는 다문화 학생을 6개월~1년간 위탁하는 방식으로 초중고 통합 15개 학급 규모의 기숙형 학교로 추진됐다. 다문화학교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됐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TF 관계자가 인천한누리학교 군서미래국제학교 등 다른 지역 다문화학교를 답사한 것 외에는 아무런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학교 위치도 다문화 학생이 많은 서부산을 중심으로 구상하고 있을 뿐, 부지 선정을 위한 실질적인 작업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학교 부지 선정 후 설립계획에 따라 투자심사, 실시설계용역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2027년 개교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학교 개교는 하 전 교육감의 역점사업으로 출발했으나, 지난해 12월 하 전 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법원 상고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고 직위에서 물러나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공백에 따라 사업이 잠정 보류된 상태”라며 “다문화 학생이 밀집한 서부산을 중심으로 학교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다문화 학생은 최근 10여 년간 매년 증가했다. 2014년 2770명에 불과했던 다문화 학생은 지난해 7778명으로 약 3배로 늘었다.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0.7%에서 지난해 2.6%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재학생 100명 이상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30%가 넘는 부산지역 ‘다문화밀집학교’는 2022년 1곳에서 현재 3곳으로 늘었다.
반대로 부산지역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세를 나타낸다. 2014년 37만7975명이었던 학령인구는 꾸준히 내리막을 타면서 2023년(29만7158명) 30만 명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해 29만3745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문화학교 설립이 내실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으로 중도입국한 지 2년 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다문화 가정 학부모는 “우리 동네 초등학교는 한 반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 학생인데,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며 “한국어 공부를 하느라 다른 과목 수업이 힘든 상황이다. 한국어와 문화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다문화학교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