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된 영아에게 성인용 감기약과 수면유도제를 먹여 숨지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아 철창신세를 면하게 됐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3-1부(오택원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친모 A(30대) 씨와 지인 B(3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인 금고 1년을 깨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감금하는 형벌이지만 징역과 달리 노역을 부과하지 않는다.

A 씨 등은 2022년 8월 26일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2개월 된 C 군에게 성인용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감기약 등을 분유에 타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 씨는 C 군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A 씨에게 이를 먹이겠다고 고지했고, A 씨는 이에 동의했다.

이후에도 C 군이 잠들지 않고 칭얼대자 A 씨는 B 씨의 조언에 따라 C 군을 엎드린 자세로 재웠다.

부검 결과 일차적으로 감기약 등에 있는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독성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펜히드라민은 만 4세 미만 아동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투약을 권고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는 진정 효과가 있는 상태에서 코와 입 등이 동시에 막혀 질식으로 사망했다. C 군이 약을 먹은 지 7시간 20여 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A 씨 등은 수사 초기 C 군에게 성인용 감기약을 먹인 사실을 감추다가 부검을 통해 약 성분이 검출된 후에야 뒤늦게 범행을 인정했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C군 사망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에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A 씨 등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영아를 보살피는 데 매우 미숙한 상태였고, A 씨는 가족관계나 주변 상황을 볼 때 영아를 돌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약 4개월의 구금 생활을 통해 잘못을 뉘우치는 자숙의 시간을 가진 점 등도 참작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