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구 주는데 공무원 증가세…區 통합 땐 행정·재정 효율화

부산 수영구, 남구와 통합 추진 왜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02-02 19:59:45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두 區 분리 30년 만에 인구 10만 감소
- 공무원은 양 지자체 합산 250명 늘어
- 조직 합쳐 노인복지재원 등 충당 포석

- 지역 정치권·공무원 조직 반발 걸림돌
- 2017년 추진 원도심 4개구 통합 무산

부산 수영구가 화두로 던진 자치구 간 통합은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행정서비스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현행 체제가 만들어진 30년 전의 전국 인구는 지역 가릴 것 없이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엔 지역 청년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달았다. 동시에 초고령화 또한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경제활동에 나설 사람은 점차 줄어드는데 복지에 필요한 비용은 크게 늘어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사정에 행정단위 재조정은 사실상 필수불가결한 조처로 여겨지지만, 현실화하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생활권을 달리한 지역끼리 구역을 합치는 데 따르는 지역주민의 이질감을 풀어주는 동시에 지역 정치권이나 공무원 조직 등 ‘이해관계’에 놓인 집단의 반발 또한 해소해야 한다. 2017년 추진된 부산 원도심 4개 구 통합 역시 이런 이유로 무산됐던 터라 ‘구호’를 넘어선 실질적인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성태 부산 수영구청장이 이웃 남구와의 통합을 천명하고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 전민철 기자
■줄어드는 인구·재원, 늘어나는 복지 재정

수영구는 30년 전 체제의 산물로 태어났다. 1995년 3월 남구에서 분리돼 신설된 것이다. 당시 인구는 남구 32만745명, 수영구 20만2698명이었다. 정부는 늘어나는 인구를 감안해 주민 생활편의를 높이고 지역의 균형발전과 행정을 능률적으로 수행하겠다며 분구를 결정했다. 한 세대가 흐른 지금 두 곳의 인구는 지난해 남구 25만4498명(-20.65%), 수영구 17만1918명(-15.19%)으로 줄었다.

반면 공무원 수와 노인 인구는 상대적으로 늘었다. 지방세 등 재정의 원천인 경제인구는 쪼그라들고,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무원 인건비와 복지비용은 증폭된 것이다. 공무원 수는 남구 720명, 수영구 578명에서 지난해 각각 878명, 670명(정원 기준)까지 불었다.

공무원 한 사람이 맡는 주민 수도 줄었다. 남·수영 분구 원년인 1995년 기준으로 남구의 공무원당 주민 수는 445명 수준이었다. 수영구는 350명 꼴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각각 289명, 226명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두 지역 모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복지에 필요한 재원도 커졌다. 최초 5~6% 수준이던 두 지역 노인 인구 비율은 2020년 전후로 크게 높아졌다.

이런 추세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의 지방행정체제개편 권고안을 보면 전국 인구는 2052년 4627만 명까지 줄어든다. 특히 비수도권 광역시 인구는 약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주거·고용 불안이 저출산으로 이어져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 2052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화가 불러올 복지비용 증가도 큰 문제다. 정부의 지방이전재원은 2022년 GDP 대비 7.6%에서 2050년 6.3%로 감소하는데, 지방세수도 2022년 118조 원에서 2050년 113조 원 으로 감소한다. 당장 지난해 기준으로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는 자치단체만 104곳에 이른다.

■‘원도심 통합 실패’ 교훈으로

자치구 간 통합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7년에는 부산 원도심 4개 구 간 통합도 추진됐다. 쇠퇴하는 지역을 한데 묶어 당시 기준 인구 37만 명의 구를 꾸린다는 취지로 부산시가 추진했다. 2018년 지방선거를 한 해 앞두고 이뤄진 제안에 시는 속도를 내려 했다. 그 해 9월 중구를 제외한 3개 구의 통합 건의문을 받아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제출했고, 곧장 원도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원도심 통합은 무산됐다. 당시 주민투표에서 중구를 제외한 3개 구 주민은 통합에 찬성했다. 그러나 끝내 중구 주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반대 움직임이 거셌고, 지역 정치권과 공무원 조직의 불만도 컸다. 서병수 당시 시장이 “원도심이 통합해도 국회·시·구의원 수를 유지하겠다”는 당근을 던졌으나 파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2018년 8월까지 통합구를 출범한다는 계획은 2022년 7월로 밀렸다가 없던 일이 됐다.

이 실패 사례는 지역민의 소속감을 고려하는 동시에 지역 내 정치권, 공무원 조직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무원 조직 내에서는 벌써부터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영구는 이미 정원(670명)보다 현원이 100명가량 적은 수준이라 공무원 수를 더 줄이기는 곤란하다’ ‘남구가 수영구청장의 제안에 진지하게 임할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등의 반응이다.

이에 주민 생활권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통합을 추진해 명분을 확보하는 한편 장기간 이해관계자 설득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에 따른 행정 통합의 필요성은 분명하다”면서도 “지역민의 정서를 다독이고 정치권 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 만만치 않는 일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3. 3[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4. 4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7. 7시내버스에도 '부캉이'…북항친수공원 경유 상어버스 달린다(종합)
  8. 8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0. 10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강훈식 후임’ 신임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임명
  6. 6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7. 7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8. 8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9. 9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10. 10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농식품부, 농지 전수조사 취지 알리기 총력… 효과는 ‘글쎄’
  5. 5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6. 6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7. 7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8. 8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9. 9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10. 10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1. 1‘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시내버스에도 '부캉이'…북항친수공원 경유 상어버스 달린다(종합)
  5. 5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6. 6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7. 7진주 상평산단, 주거·생활편의 기능 갖춘 미래형 산업공간 탈바꿈
  8. 8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10. 10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