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출신 이주여성 인나 씨
- “관공서 공문서 작업 쉽지 않아
- 창업 지원, 고급인력 수급 도움”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칩 설계·제조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공동창업자인 젠슨 황,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와 같은 외국인 혹은 다문화인재가 창업하는 사례를 찾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의료관광 분야에 집중되기는 했지만 부산에서 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의료관광기업 골든나비스(Golden Navis)를 운영하는 인나 안토노바(사진) 씨는 러시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이다.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후 2009년 교환학생으로 부산외대에서 공부했다. 병원에서 러시아어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의료 관광 관련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그는 “2012년 결혼했고, 이후 프리랜서로 일하다 작은 의료관광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2017년쯤 ‘내가 직접 회사를 운영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웹사이트를 만들고 SNS를 활용해 다양하게 홍보하면서 러시아 쪽 환자를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어에 능통하지만 창업이 쉽지는 않았다. 통번역과 관공서에서 작성하는 공문서 작업은 전혀 다른 분야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연간 800~1000명을 유치하는 기업으로 키웠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쪽 환자가 끊기면서 주변 동구권 국가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안토노바 대표는 “지금은 부산경제진흥원이 마케팅 지원 등을 해줘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내가 처음 부산에 왔을 때는 주변에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었다”며 “지금은 한국을 동경하는 청년이 참 많다. 한국에서 외국인 혹은 외국인 유학생 등에게 창업 지원을 해준다고 하면 매우 우수한 인력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위 씨도 의료관광업체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중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인이지만, 영주권을 취득해 1년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머무른다. 그는 “2015년 한중건강관리협회를 설립해 올해로 꼬박 10년이 됐다. 2005년 교환학생으로 부산에 와서 인연을 맺었고, 의료관광 통번역을 하다 관련 업체를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한 해 환자 3000명을 유치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초기에는 중국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대신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환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장 대표는 “부산경제진흥원 등이 각종 지원을 해주면서 사업이 많이 안정됐다. 다만, 외국인이 운영하는 기업이라 그런지 편견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며 “한국인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역량 있는 외국인 창업자도 부산을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부산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