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에게 뇌물을 받고 여러 특혜를 제공해 재판에 넘겨진 울산테크노파크 전직 임원(국제신문 지난해 9월 11일 자 6면 보도)에게 중형이 떨어졌다.

부산지법 형사7부(신헌기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울산TP 기업지원단 실장 A(59) 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A 전 실장에게 뇌물을 건넨 중소기업 대표 B(50) 씨에게는 징역 3년, 두 사람의 로비를 받아 대가를 챙긴 강원지역 고등학교장 C(61)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판결했다.

A, B 씨는 고교 동문으로 선후배 사이다. A 씨는 2018년~2022년 1월 B 씨 회사 명의로 리스한 차량을 쓰면서 회사에 리스료 4800만 원을 대납시킨 혐의를 받았다. 또 7회에 걸쳐 2900만 원을 송금받고 회사 명의 법인카드로 400회에 걸쳐 2995만 원을 사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B 씨로부터 약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었다. A 씨는 향후 퇴사하더라도 B 씨와 함께 범행하기 위한 일종의 담보로 B 씨 회사의 지분 30%(약 3억 원)를 약속받았다. 이 과정에서 주식 대금을 지급한 거래 내역을 제출하고자 허위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은행으로부터 전세자금 5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실제 A 씨는 B 씨 회사가 울산TP의 지원사업 대상기업이 되도록 지원하는 등 특혜와 편의를 줬다. 그 결과 B 씨 회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2차례에 걸쳐 2억5549만 원 상당의 테크노파크 주관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사실상 동업 관계였던 두 사람은 2020년 5월 강원지역에서 진행된 태양광 발전사업 입찰을 따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해당 사업을 고시한 학교의 교장 C 씨에게 500만 원을 건넸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직무 권한에 영향력이 있는 울산TP 기업지원 관내 기업과 동업하면서 약 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30% 지분 상당의 투자 기회를 제공받았다”며 “본인 퇴직 이후의 일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이어진 범행으로 처음부터 악의적인 뇌물 범행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뇌물액이 1억 원을 넘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두 사람에게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한 강원도의회 로비를 부탁받은 브로커 D(51) 씨는 지난해 12월 징역 1년 벌금 5000만 원을 최종 선고받았다. 그는 2020년 10월 두 사람으로부터 ‘정치인맥을 동원해 강원도의회의 태양광발전사업 부지 사용허가 안건을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대가로 D 씨는 5000만 원을 챙겼다. 울산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한 D 씨는 2017년 자유한국당 중앙청년위원장을 지내는 등 중앙 정치계와도 연이 닿았다.

해당 안건은 2020년 12월 가결됐다. D 씨는 이듬해 2월 “지인을 통해 일을 진행했고 동의안에 반대한 의원 대부분도 ‘오사마리’(마무리)했다. 약속한 5000만 원을 신속하게 달라”고 요구해 돈을 챙겼다. 다만 D 씨가 실제로 도의회를 상대로 대관 행위를 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