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90대 노모 돌보며…3시간씩 통학하며…만학의 결실 ‘눈물’

부경보건고·부경중 412명 늦깎이 졸업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5-02-12 19:13:55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癌도 89세 나이도 ‘열공 의지’ 못 꺾어
- 자녀부터 손자까지 총출동해 축하·응원

“89세의 나이로 중학교 졸업을 앞둔 이부터 재학 중 암이 발견됐음에도 학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병세를 극복한 학생 모두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12일 부산 사하구 은항교회 비전센터에서 열린 학력 인정 부경보건고와 병설 부경중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눈물을 닦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는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 412명이 졸업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학력 인정 부경보건고와 병설 부경중 졸업식이 열린 12일 오전 부산 사하구 은항교회 비전센터. 부경보건고 조문수 교장은 이날 회고사에서 2년간의 학업을 모두 마친 중·고등학교 졸업생 412명을 향해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자 일부 졸업생들은 쥐고 있는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왁자지껄한 여느 졸업식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날 열린 졸업식은 조금 특별했다. 평균 연령 65세 늦깎이 학생들이 평생 가슴에 간직한 졸업의 한(恨)을 이날에서야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처음 써 본 학사모가 어색한지 연신 벗었다 썼다를 반복했고, 이제는 어엿한 부모가 된 자녀들이 만학도들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줬다. 본인의 차림을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졸업생 무리는 연신 ‘셀카’를 찍었다. “졸업을 축하한다”는 손자의 말에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졸업생과 가족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늦깎이 학생들은 저마다 배움의 끈을 놓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살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60대 졸업생은 뒤늦게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의처증이 있는 남편의 반대로 구타를 당해 학업을 이어가기 힘들었다고 한다. 결국 경남에 살고 있는 아들 집으로 피신해 학업을 이어갔고, 꼬박 4년간 왕복 3시간 20분의 통학 시간을 감내했다. 이 졸업생은 “오전 5시20분에 집을 나서 시외버스 첫차를 탄 뒤 지하철을 갈아타면 오전 9시에 학교에 도착한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밖에 못 했으나, 평생 꿈이 ‘학교 교사’여서 뒤늦게라도 배움을 택했다. 다음 달부터는 동의과학대 한방약재과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몸이 불편한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졸업한 학생도 있다. 임모(67) 씨는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살던 중 92세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2021년 부산에 돌아왔다. 임 씨는 만성신부전증과 대장게실 판정을 받은 모친에게서 “어릴 적 학교를 못 보내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학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는 “졸업도 졸업이지만, 개근상을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다”며 “하지만 소량으로 식사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하루 8끼 식사 준비와 수업 중 어머니에게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서 아쉽게 개근은 못 했다”고 웃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5. 5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6. 6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국감서 발언하는 해양수산부 장관
  9. 9“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0. 10‘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3. 3“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4. 4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5. 5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9. 9[속보]국감까지 간 '부캉이' … 여야 "상어 생태환경 연구확대 필요"
  10. 10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4. 4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5. 5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9. 9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10. 10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5. 5‘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9. 9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3일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7. 7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8. 8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9. 9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