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구 5년 만에…1심부터 진행
61년 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 피의자가 된 최말자(78·사진) 씨의 재심 청구가 5년 만에 받아들여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최 씨의 중상해 사건 재심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를 인용했다. 최 씨는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앞으로 최 씨는 1심부터 새로 재판을 진행해 법의 판단을 다시 구한다.
최 씨는 재심 청구 사유로 부산지검이 아무 설명 없이 독방에 구금하고 수갑을 채워 검사 심문을 받도록 한 점을 들었다. 또 구속사유나 변호인 선임권 등을 설명하지 않아 제대로 된 조력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사의 직무상 범죄 탓에 불법 구속됐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진술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된다. 또 최 씨는 재심청구 계기에 대해 60세가 넘어 검정고시를 치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여성단체의 도움으로 이 사건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힌다. 이러한 재심청구의 동기에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최 씨가 1964년 9월 1일 자로 구속돼 기소됐다고 기재돼 있다. 같은 해 7월 초순부터 9월 1일께까지는 최 씨 진술과 같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영장 없는 체포·감금이 이뤄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진술 외에는 객관적인 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신빙성을 배척하는 것은 수십 년 전에 발생한 수사기관의 범죄 혐의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는 최 씨에게 수사기관이 공소를 제기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함으로써 재심사유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씨는 19세였던 1964년 5월 자신을 강간하려던 남성에게 저항하다 그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최 씨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부산지법과 부산고법은 검사의 위법 행위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못한 점을 들어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최 씨 진술의 신빙성과 검사의 위법 행위 가능성을 인정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