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는 교사가 휴·복직할 때 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법제화하고 심의위원회에 관리자, 동료 교수,학생 대표가 참가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초등교사노조가 학생을 위원 명단에 포함하는 방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 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연합뉴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일명 ‘하늘이법’ 대표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초안 작성을 마쳤고 조만간 의원 동의를 얻는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초안은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 구성 및 운영 예규를 상위법으로 제정해 강제조항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를 두고 교사들이 질병으로 인해 휴직 또는 복직할 때 정상 근무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권고 수준에 그치는 탓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의사가 발급한 진단 소견서가 휴·복직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늘 양을 살해한 명 씨도 지난해 12월 6개월 질병 휴직을 했다가 불과 20여일 만에 복직할 때 모두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발급한 의사 진단서로 사실상 휴·복직이 결정됐다. 휴직 당시 “6개월 정도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 소견은 20여일 만에 “정상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달라졌다. 그러나 실제 명 씨는 범행 이전에도 교내에서 동료에게 헤드록을 걸거나 컴퓨터를 파손하는 등 폭력 성향을 드러낸 것이 확인됐다.

이에 하늘이법 초안에는 위원회 구성을 최소 5∼7명으로 하고 심사 대상이 되는 교사의 주변 사람들이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번에도 보듯이 진단서 발급 과정에서 의사가 도덕성 또는 책임감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들고, 또 의사들이 환자의 실생활을 제대로 모를 수도 있다”며 “의사가 모든 실생활을 쫓아다니면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지켜보는 학생대표와 동료 교사, 가족 등이 꼭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이 포함된다는 항목에서 우려가 나온다. 초등교사노조는 “주변 동료 교사, 관리자 등의 평가가 반영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위원회에 학생이 포함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객관적이지 못한 판단이 많이 반영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 진단 또한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에, 복직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부분들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며 “하늘이법 제정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