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계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푼다.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져, 아침저녁으로는 차가운 기운이 남아있지만, 한낮에는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부드럽게 피부를 감싸고, 겨우내 메말랐던 나무들에 돋아나는 새잎과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들은 설렘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흐름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 많아지고 있다. 입춘이 지나도 강한 한파가 몰아치거나, 꽃이 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앞당겨졌다가도 거센 비바람에 쉽게 떨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오랫동안 차가운 기운이 머물면서 꽃이 늦게 피어나는가 하면 5월에 대설이 내리거나 예상보다 이른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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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샛노란 유채꽃밭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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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불규칙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순히 날씨의 변덕이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일정한 패턴을 따르던 모습들의 변동성이 커지면 우리의 생활과 환경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꽃이 빨리 피게 되면 나비나 벌과 같은 곤충의 생태 주기와 어긋나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또한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일부 작물의 재배기간이 달라지거나 병충해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고, 폭염과 열대야 발생 증가로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자가 늘어나거나 냉방을 위한 전력 사용 급증으로 전력 공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 생태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가 미칠 다양한 영향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과거부터 축적한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패턴의 변화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며 국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정확한 기상 예보와 함께 기후와 관련된 장기적인 데이터를 관측·분석하고,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하나로, 최근 국민 누구나 우리 동네의 과거부터 2100년까지의 기후변화 추세와 미래 전망을 손쉽게 조회하고 활용할 수 있는 GIS(공간정보시스템) 기반의 ‘기후변화 상황지도 서비스’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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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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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상황지도는 우리나라 17개 광역시도, 260여 개 시군구, 3,550여 개 읍면동 단위로 구분돼 있어 행정구역별로 원하는 세부 지역의 기온, 강수량, 풍속 등 기후요소 7종과 폭염일수, 호우일수 등 극한기후지수 27종에 대한 기후변화 추세와 미래 전망을 조회할 수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의 기후변화 정보를 확인함으로써,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작물의 재배적지 및 품종 선택의 지표인 생육온도일수, 작물 기간 등 농업을 비롯해 산림, 방재,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영향정보(응용지수) 28종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기후변화가 지역별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표출하는 상황지도는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활 속 기후변화 대응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 모습들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계속 변화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관찰하고 인지하는 것을 넘어, 자연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읽고, 이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기상청은 그 대응의 중심에 서서,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지혜롭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 세대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