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5월 15일 해방 직후 어렵고 굶주리던 시절, 뜻있는 부산·경남의 시민과 기업가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교육에서 찾고자 헌금과 토지를 내놓아 부산대학교를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국립대로 출범시켰다. 그 부산대는 79년이 지난 지금 전국 최고의 국립대라는 위상을 빛내며 부산시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이듬해 비슷한 시기 1947년 9월 1일, 국제신문이 ‘산업신문’이란 이름으로 태어났다. 부산대처럼 국제신문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소설가 이병주와 유진오, 최계락 등 당대에 내로라하는 문장가와 기자가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을 맡아 ‘부산의 얼굴’이 되어줬다. 지역 언론사가 자체 취재 헬기를 소유할 정도로 중앙일간지와 어깨를 맞겨루던 전국적 영향력을 가진 부산의 대표 언론사였다. 10·16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화 역사의 장면에선 정론직필(正論直筆)로 맞서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까지 당하는 등 서릿발 같은 시대정신으로 ‘부산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한 국제신문이 요즘 많이 아프다. 경영난을 겪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원들이 대주주에게 매각을 요구하며 상경 시위를 벌인 지 수개월째다. 바깥에 있는 입장에서 국제신문의 속사정이나 대주주의 생각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시민이 사랑하는 78년 전통의 국제신문이 하루 속히 타결책과 해법을 찾고 정상화 궤도에 올라 수도권 일극 쏠림의 기형적인 나라에서 국가균형발전의 속 시원한 사자후를 계속 토해내 주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다.
나 또한 부울경 대표 언론인 국제신문의 회생과 정상화를 진심으로 바란다. 국제신문이여, 힘내시라! 위기 뒤에는 언제나 또 다른 기회, 새로운 출발이 함께한다. 실패와 좌절은 누구에게나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법, 진정한 실패는 쓰러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지 않는 것이다. 국제신문은 이미 1980년 신군부의 강제 폐간 조치로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던 경험과 저력이 있다.
그리고 빠르게 다시 일어나 혁신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길 바란다. 정보화 사회, 인공지능 시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는 ‘내가 있는 바로 이곳’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오롯이 ‘내 역량’에 달린 일이다. 물론 대주주와의 타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하는 해법이겠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멀리 비상할 수 있는 자체 혁신역량을 갖춰가는 것 또한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주주만 바라보며 불안에 떨기보다는, 뼈 깎는 혁신 노력을 통해 독자와 시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탄탄한 언론사로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
나뭇가지 위의 새는 땅에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뭇가지가 튼튼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튼튼한 날개를 더 믿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교훈과 기회로 삼아 국제신문 스스로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 노력으로 가장 든든한 시민들의 신뢰와 사랑이라는 자산을 확고히 갖추게 되기를 바란다. 숲이 우거지면 새는 저절로 찾아드는 법이다. 국제신문 스스로 숲을 가꾸는 노력과 정성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해 낸다면, 많은 시민이 그 숲을 찾아 더불어 살아가는 무성한 숲을 이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