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에 탄핵 심판 심리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는 허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 등 헌법학자들의 의견서를 참고 자료로 냈다고 9일 밝혔다.

허 교수는 지난 7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헌재 심리에 열 가지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여부를 탄핵소추 사유로 다투지 않겠다고 한 것에 “소추의 동일성이 상실됐고, 소추 사유 철회에 국회의 결의도 없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봤다. 또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이진우 여인형 곽종근 전 사령관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탄핵 심판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되며,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도 신빙성이 의심되므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헌재의 변론기일 지정과 수사 기록 확보 등을 문제 삼았다. 허 교수는 “공정성 우려에도 신속한 심리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 오히려 내란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따졌다. 허 교수는 초대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대표적 헌법학자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지성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역시 의견서에서 “11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은 심리로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돼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큰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은 명백한 심리 미진이므로 각하돼야 한다”고 했다.

이인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폭동이라는 내란 행위의 실체가 없고 대통령에게 내란의 고의나 목적도 인정될 수 없다”며 기각 결정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들 외에도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장, 최희수 강원대 로스쿨 교수, 김상겸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정현미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등의 의견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