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 주요 교차로에서 고의로 사고를 내 1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챙긴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차선을 변경하는 차를 노리고 일부러 부딪히는 수법으로 3년 넘게 보험금을 받아왔으며, 돈을 많이 받기 위해 범행에 가담할 동승자를 구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1월 부산 수영구 한 도로에서 A 씨가 본인 차량을 일부러 옆 차선 차량에 부딪혀 사고를 내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A(30대) 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9명을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부산 시내 도로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차를 향해 고의로 들이받은 뒤 합의금 등으로 1억10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차선을 바꾸는 차가 있으면 오히려 더 속도를 내 충돌한 뒤, 피해를 입었다며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아왔다. A 씨는 범행에 주로 자신의 외제 차를 이용했다.

A 씨는 범행 과정에서 여러 여성을 끌어들였다. 이혼한 전처를 비롯해 주점 등지에서 만난 여성들을 번갈아 동승자로 탑승시켰다. 또 선후배 관계의 남성들도 A 씨 차량에 탔다. 이후 고의 사고로 타낸 수리비와 합의금 등을 동승자들과 나눴다. 피해자가 많을수록 보험금이 많아지기 때문으로, 한 번에 4명까지 탑승한 뒤 사고를 낸 적도 있었다. 동승자들은 80~100만 원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범행은 유사한 사고 이력이 잦자 이를 수상히 여긴 보험사가 경찰에 진정을 제출하면서 적발됐다. A 씨 차량 블랙박스와 금융계좌 등을 추적한 경찰은 공모 관계 등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사고 영상에서 고의로 사고를 낸 정황들이 드러났다. A 씨는 증거인멸과 재범 우려 등을 이유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차량 이용 보험사기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험사기 의심이 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