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한 사람이 23억 송금도
부산 최고급 주거시설인 엘시티 레지던스의 미분양 매물을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거액을 받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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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국제신문DB |
13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B 씨의 첫 공판이 14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기소된 이들은 엘시티 레지던스 미분양 매물을 사게 해주겠다며 3명에게서 34억1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뤄졌다. A 씨는 공인중개사 등을 통해 ‘엘시티 시행사가 관리하는 미분양 매물을 정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미분양 매물을 시세보다 싼값에 살 수 있게 해주겠다며 차익의 일부를 용역비 등의 명목으로 직접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전 엘시티 시행사 직원으로 2021년 평소 알고 지내던 A 씨에게서 ‘엘시티 미분양 정보를 알려주면 보답하겠다’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시행사 직원들에게서 받은 미분양 내역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또 분양권자인 외국인의 여권 사본을 구해 A 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매물의 판매 처분 권한이 전혀 없었다. 이들은 가로챈 돈을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 가장 고가인 펜트하우스를 구입하려던 C 씨는 총 30차례에 걸쳐 23억 원을 계약금과 용역비 명목으로 A 씨에게 건냈으나, 구입은커녕 송금한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생계가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C 씨는 “당시 펜트하우스 시세가 155억 원이 넘었는데, A 씨가 그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여러 명목으로 꾸준히 돈을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또 “당시 실제 엘시티 시행사 관계자들도 만나 A 씨의 사기 행각을 의심하지 못했다”며 “시행사 관계자도 사실상 범행을 도운 것으로 보여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 측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A, B 씨가 애초 매물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이들은 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적도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를 기망하고 속일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