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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실화가 원인이었다…“연기에 앞도 못봐, 이런 재앙 처음”

영남권 사흘째 동시다발 산불

실화- 失火· 실수로 불을 냄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박동필 기자 박현철 기자
  •  |   입력 : 2025-03-23 19:35:4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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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하동 461명 피란가듯 대피
- “정신없이 나오느라 옷도 못 챙겨”
- 예초기서 불씨 튀면서 발화 추정

- 김해 한림면서도 봉지 태우다 불
- 울주 화재, 용접하던 농막서 시작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사흘째 접어든 23일 경남 산청군 일대는 뿌연 연기와 매캐한 나무 탄내로 뒤덮였다.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주민은 “앞이 안 보인다. 이런 재앙은 처음 본다”며 안절부절못했다. 단성중 체육관으로 대피한 한 주민은 “정신 없이 나오느라 집에 옷가지를 비롯한 물건들을 그대로 두고 왔다”며 “우리집이 불에 타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졸이고 있다”고 울먹였다.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이 산불로 폐허가 됐다. 연합뉴스 
산청 산불 현장은 불길이 제때 잡히지 않으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산불 진화율은 65% 수준이다. 산불 영향 구역은 1362㏊에 달하며, 총 화선은 42㎞다. 이 중 27㎞는 진화가 완료되고, 15㎞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지난 22일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불길 진화를 위해 헬기 34대, 인력 2243명, 진화차량 217대 등이 투입됐으나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산청군 254세대 344명과 하동군 76세대 117명 등 330세대 461명의 주민이 동의보감촌 옥천관 등 13개 시설로 대피했다. 대피 인원이 가장 많은 단성중 체육관에는 정사각형 모양 천막이 35동 설치됐다.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대원 등 4명이 숨지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진화대원은 불길을 잡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역풍에 고립되면서 연기를 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불 진화대원이 진화작업 중 숨진 것은 2023년 3월 경남 하동 산불 이후 2년 만이지만, 이번 산청 산불처럼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1996년 4월 경기도 동두천 산불 이후 29년 만이다.

불은 화재 현장 인근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경남 산청군의 한 대피소에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후 2시5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 불은 23일 오후 1시 기준 진화율이 90%에 달한다. 이곳 일대에는 오전 7시부터 ‘산불 2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산불 2단계는 예상되는 피해 면적이 50~100㏊이고 48시간 이내에 진화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불은 산경계를 넘어 생림면 나전리까지 번지면서 이곳 주민 98세대 148명이 산나전마을 회관에서 대피 중이다. 현재까지 피해면적은 70여 ㏊로 추정되며 인명피해는 없다. 김해시는 야산 인근 60대 묘지관리인이 과자봉지를 태우는 과정에서 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산불을 진화 중이다. 연합뉴스
울산 울주군에서도 전날 발생한 산불이 24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예상면적 180㏊의 피해를 냈다. 지난 22일 낮 12시12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튿날까지도 바람 방향이 바뀌는 등 영향으로 진화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인근 6개 마을 주민 867명이 읍사무소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상태다. 전날 밤엔 산불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오후 6시48분부터 부산울산고속도로 장안IC~청량IC 통행이 통제됐다가 23일 오전 9시부터 재개됐다.

소방당국은 특수진화대·공무원·경찰·소방 등 2331명과 헬기 12대를 동원해 산불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23일 오전 9시부터 산불 대응 수위를 3단계로 격상했다. 진화작업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이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진화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방종근 박동필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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