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주의 아직 안 죽었네. 우리가 지켰다. 지켰어”

4일 경남 창원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인용이 발표되자 환호성을 지르는 시민들. 김용구 기자

4일 오전 11시22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창원광장.

한켠에 모인 인파가 일제히 쏟아 낸 환호와 탄성이 3만5090㎡ 규모의 원 모양 대형 광장을 가득 메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경남비상행동’이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청구 인용하는 순간을 지켜본 직후였다.

탄핵을 찬성하는 ‘파면 선고 함께보기’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플래카드를 던지거나 방방 뛰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는 시민도 목격됐다.

김해 진영에서 온 40대 주부 박미현 씨는 “창원에 있는 지인과 함께 행사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 사법 정의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줘 감사하다”며 박수를 쳤다.

직장인 김승열(40대) 씨도 “3살, 5살 된 두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을 5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속속 모여들어 ‘내란 세력 청산’, ‘윤석열 구속 파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등의 피켓을 들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경찰은 경력을 다수 동원해 집회 질서가 흐트러지거나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했다.

경남비상행동은 선고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12·3 내란으로 우리의 삶은 멈췄고 대한민국이 송두리째 흔들렸다”며 “그 이후 100년만큼 길었던 123일을 인내하며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파괴하는 모든 세력을 단호히 청산해야 한다”며 “광장의 불빛들이 새 시대의 길잡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민주주의와 평등, 평화, 자주의 길을 함께 열어 가자”며 “질서 있게 사회를 개조·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시민승리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경남비상행동’. 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