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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인기시설 내쫓고 ‘공약’ 보훈회관 열겠다는 부산 서구

남부민1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북카페 등 연내 폐쇄·이전 예정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5-04-15 19:55:0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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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보훈회관으로 리모델링 추진
- 체육강좌 이용 주민 등 원성자자

안일한 행정으로 보훈회관 신축을 백지화하면서 논란을 빚은 부산 서구(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5일 자 8면 보도)가 또다시 보훈회관 건립을 추진한다. 이번엔 신축이 아닌 기존 건물에 입주한 시설을 내보내고 리모델링해 보훈회관으로 만든다는 계획인데, 주민은 잘 이용하던 시설이 사라진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 자리한 '남부민1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전경. 정인덕 기자
15일 서구에 따르면 보훈회관이 들어설 남부민1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시설 대부분은 올해 안에 이전하거나 폐쇄될 예정이다. 건물은 지상 6층 연면적 852.42㎡ 규모로 ▷다목적 체육실 ▷경로당·마을건강센터 ▷주차장 ▷북카페·작은도서관 ▷진로교육센터 등의 시설이 있다. 이중 체육실과 진로교육센터는 각각 인근 주민센터와 청년공간으로 이전하고, 북카페와 작은도서관은 폐쇄된다.

부산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보훈회관이 없는 서구는 보훈회관과 국민체육센터 등이 입주할 ‘어울림센터’ 신축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8월 사업비 급등으로 백지화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처로 8억 원가량을 들여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리모델링, 보훈회관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구는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기존 시설을 차례로 퇴거시킨 뒤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문제는 주민에게 개방해 만족도가 높던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사라지고 특정 보훈단체만을 위한 폐쇄적인 시설로 변한다는 점이다. 다목적 체육실은 ‘실버 태권도 교실’ 등으로 항상 예약이 꽉 차고, 작은도서관도 20~30명이 꾸준히 찾을 정도로 인기다. 주민 김모(60대) 씨는 “많은 주민이 체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려고 방문한다. 잘 사용하고 있는 시설이 사라진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애초 건물을 만든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은 2016년 부산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건립됐다. 주민자치능력 향상 지원을 위한 거점시설을 만든다는 취지였다. 당시 사업비 21억 원을 투입, 방치되던 폐공가를 주민 거점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상황이 이렇자 서구가 구청장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졸속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보훈회관 건립을 공약으로 걸었다.

서구의회 황정재 의원은 “보훈단체 지원도 중요하지만 주민 의견이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며 “구청장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보훈회관이 없는 만큼 지원시설이 꼭 필요하다”며 “건물 신축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변경했고,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보훈회관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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