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매인 파산으로 발생한 미회수 대금과 관련해 박극제 전 공동어시장 대표이사를 수사 중인 부산해경의 신청으로 법원에 청구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24일 부산지법은 박 전 대표이사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전날인 지난 23일 오후 2시 박 전 대표이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 위반 사건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엄성환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했다. 엄 판사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박 전 대표의 사전구속을 결정했다.

박 전 대표이사는 공동어시장 소속 중도매인이 파산해 생긴 대금을 어시장 자체 예산으로 보전하려 해 법인에 경제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부산해경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해 6월 어시장 소속 중도매인 2명이 파산하면서 약 20억 원에 달하는 대금이 회수되지 못했다. 어시장 소속 중도매인은 어획물에 대해 어시장 측에 ‘어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어시장 측은 이를 회수하는 대신 자체 예산인 대손충당금으로 보전하려 했다.

부산해경은 박 전 대표이사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7월 내사에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 28일에는 공동어시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해경은 미지급된 대금을 두고 박 전 대표이사가 먼저 파산한 중도매인들 측에 ‘자체 해결’ 의사를 드러낸 정황을 포착해 이번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이사는 2019년 4월 취임해 지난 18일까지 공동어시장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3선에 걸쳐 부산 서구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8년~2006년엔 서구1 선거구를 기반으로 부산시의회 의원에 당선되는 등 지역 정관계에 잔뼈가 굵다. 공동어시장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땐 수산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 탓에 뒷말을 낳기도 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