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의 부인이 ‘틱톡’ 방송 때문에 귀가가 늦는다며 흉기 등으로 협박한 남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대) 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가정폭력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7일~21일 4차례에 걸쳐 부인을 때릴 듯 협박하거나 의자로 밀치는 등 실제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또 접근이나 연락을 금지한 법원 임시조치 통보를 받고도 같은 달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53회에 걸쳐 부인과 자녀에게 연락하거나 주거지를 찾아간 혐의도 받았다.

판결문을 보면 두 사람은 2016년 법적 이혼했으나 한 집에 살던 사이였다. A 씨는 지난해 6월 7일 부산 동래구의 주거지에서 부인이 SNS ‘틱톡’ 노래 방송을 하고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다. A 씨는 부인에게 방송을 하지 말고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요구했으나 부인은 이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A 씨는 흉기 두 자루를 손에 들곤 “네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하나는 죽자”고 말하며 배 앞까지 흉기를 들이댔다.

이후에도 A 씨는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가 틱톡 방송을 이유로 다퉜고, 의자를 들어 때릴 듯 위협했다. 같은 해 6월 21일에는 자동차 열쇠를 달라는 부탁을 부인이 거절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의자로 부인의 어깨 부분을 밀치기도 했다. 이런 사정에 법원은 같은 해 6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부인의 주거지에 찾아가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취지의 임시조치를 명령했다. 그런데도 A 씨는 이를 어기고 부인의 집에 찾아가거나 연락했다.

변 부장판사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전 배우자를 협박하고 폭행한 것은 그 죄질이 좋지 않지만, 피고인의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지금까지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범행기간이 길지 않은 점, 피해자가 이 법원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절대 연락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