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더 들여 흙·잔디 흡착 고려
급한 경사 탓에 붕괴 위험이 큰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에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주민과 상인 사이에서 정비사업으로 인해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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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 급경사지 정비사업 전경. 일부 구간이 콘크리트로 마감돼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영도구는 2018년부터 총 367억4200만 원(국비50%·시비25%·구비25%)을 들여 ‘영선2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붕괴 위험을 줄이기 위해 흰여울문화마을을 지탱하는 급경사지 860m를 3개 구역(영선 2지구·2-1지구·2-2지구)으로 나눠 땅에 ‘앵커’를 박고, 표면부를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운데 부분인 2지구는 지난달 준공됐고, 양옆의 2-1, 2-2지구는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구가 정비사업에 나선 것은 2011년 토사 붕괴사고, 2018년 축대 붕괴사고 등이 일어나는 등 이곳에서 붕괴사고가 잦았기 때문이다.
붕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공사이지만, 완성된 일부 구간의 표면이 콘크리트로 모두 덮여 미관상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착공한 두 구역도 같은 형태로 완성될 예정이다.
정비공사 이전에도 이곳의 표면은 콘크리트로 마감돼 있었으나, 오랜 세월 콘크리트 사이에 틈과 크랙이 생겼고, 그 사이로 자연스레 풀과 나무가 자라 마치 인공적으로 녹지를 조성한 형태처럼 보였다.
주민과 상인들은 이곳이 지역 대표 관광지인 점을 고려하면 다른 공법을 사용하는 등 표면 마감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공사 기간 먼지가 날리고, 산책로도 막혀 매출이 주는 등 피해가 컸지만 필요한 정비여서 꾹 참았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너무 실망스럽다”며 “콘크리트로 덮여 삭막한 느낌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은데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 바다와 절벽에 어울리는 자연적인 이미지를 지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는 최근 이와 관련한 다수의 민원을 접수, 콘크리트 표면에 흙과 잔디를 흡착시키는 ‘녹생토공법’을 추가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30억 원가량으로 시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영도구 관계자는 “설계 때 경관 등을 고려했으나 심의과정에서 관리 효율성 등의 이유로 현재의 형태가 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며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