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공사 안 끝났는데 허위 감리
- 재판서 화재원인 등 쟁점될 예정
공사 기한을 맞추려 화재감시자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을 벌이다 발생한 화마에 노동자 6명이 목숨을 빼앗긴 ‘반얀트리 화재 참사’(국제신문 지난 2월 16일 자 1면 등 보도)의 시공사인 삼정기업 대표 등 6명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부쳐졌다. 원청 대표들과 삼정기업 법인에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적용됐는데, 부산에서 중처법 위반으로 구속기소가 이뤄진 첫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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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김용재 부장검사)는 ‘반얀트리 참사’ 책임자인 삼정기업 대표 박정오·박상천 부자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중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두 사람을 포함해 삼정기업 소속 현장소장, 하청업체 대표·현장소장, 용접 작업자 등을 업무상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원·하청 법인 3곳 또한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장 B동 1층 피트룸에서 파이프 절단·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지하 1층 천장 쪽 배관 보온재로 옮겨 붙어 일어난 불로 노동자 6명이 숨졌을 때 안전 확보 의무 등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 부자는 소방공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허위의 감리보고서를 행정관청에 제출하게 해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때문에 소방시설이 미흡한 상태에서 화재에 취약한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하청업체 대표 A 씨는 현장소장을 다른 공사장으로 이중 발령하고, 안전관리자도 선임하지 않았다. 원·하청 현장소장 B, C 씨는 사고 당시 자리를 비워 안전 조처를 지시하지 않았고, 작업자 D 씨는 비산방지포를 깔지 않은 채 용접작업을 해 화재를 발생·확산시켰다. 이런 사정이 중첩돼 결국 많은 노동자가 죽거나 다친 참사가 벌어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날 공소장을 접수한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합의부와 단독부 중 어느 곳에 사건을 배당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많은 사상자를 낸 사고인 만큼 경중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사건이 단독부로 접수됐지만, 사건의 경중과 피고인의 수를 고려해 어느 재판부에 배당할지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삼정기업 측은 재판에서 쟁점을 다툰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의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보온재(단열재)는 불이 쉽게 붙지 않는 재질인데, 용접 불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 맞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사건 당시 진행된 공정은 원청에게 보고되지 않은 채 하청이 알아서 벌인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보고되지 않은 작업에까지 원청에게 포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앞서 박 씨 부자 등 6명은 지난 4일 부산노동청과 부산경찰청에 의해 구속돼 같은 달 10일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구속기소가 이뤄진 건 처음으로, 전국적으로는 세 번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