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과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올린 이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그와 함께 기소된 B 씨 또한 1심이 정한 형량인 벌금 400만 원이 그대로 선고됐다.

재판부가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지난해 1월 14일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조합 카카오톡 대화방에 최 전 의원의 당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메시지를 올린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해당 재개발조합 조합원의 배우자다. 그는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당일 “최 전 의원이 4월 총선에서 조합의 돈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고자 조합장에게 ‘4월까지 시간을 끌라’고 했다”는 식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해당 단체방은 2020년 6월 생긴 것으로, 지난해 3월 기준 989명이 참여 중이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부산 사하갑 선거구의 유권자였다.

재판부는 A 씨의 가족이 조합원인 만큼 그가 재개발사업 경과와 그 분쟁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글 내용의 진위뿐 아니라 그 파급력 또한 잘 알고 있었을 거란 취지다. 그런데도 A 씨는 메시지 속 주장을 “마트 계산원에게 들었다”고 진술하는 등 그 출처를 뚜렷하게 밝히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글을 게시하면 피해자(최 전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위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송돼 피해자의 당선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임에도 이를 게시했다”며 “피해자가 국회의원선거에 당선되지 못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함과 동시에 비방의 목적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최 전 의원은 해당 조합의 임원 성과급 규모 등을 두고 조합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