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평균 1000ｔ 활용안 전무
- 유수지 인공습지로 흘려보내면
- 처리비용 안 들고 냄새도 해결
- 사하구, 공급공사 연내 마무리

부산 사하구가 장림유수지의 만성적인 악취 문제를 지하차도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하차도 유출수를 유지용수로 사용해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그간 활용 방안이 없는 까닭에 지하수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하구는 오는 9월부터 ‘장림유수지 내 인공습지 유지용수 공급공사’를 시작,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 4월 시작한 설계용역은 다음 달 끝난다.

장림유수지. 사하구 제공

이 사업은 2023년 준공한 장평지하차도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장림유수지 내 인공습지 유지용수로 공급, 유수지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평지하차도는 사하구 신평동과 구평동을 연결하는 길이 2000ｍ, 왕복 4차로 규모의 지하차도다.

구에 따르면 이 지하차도에서 꾸준히 지하수가 나온다. 그 양이 하루 평균 1000ｔ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평균 524.5ｔ으로 가장 적었고, 장마철인 7월에는 1368ｔ으로 가장 많았다. 이 지하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생활용수 기준을 충족했다. 그러나 구는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강변하수처리시설로 이송했다. 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되는 하수량이 갈수록 증가해 부산시는 연간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운영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구의 계획에 따라 지하수를 유수지 내 인공습지 유지용수로 공급하면 시와 구의 고민은 단 번에 해결된다. 장림유수지는 그간 집중호우 때마다 주변 공단의 오염된 물이 다량으로 유입돼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인공습지를 조성한 뒤에는 유수지 내로 모인 하수가 흐르지 않고 고여 물이 썩고 악취가 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이에 구는 비점오염 저감사업과 유수지 내 토구 악취방지 게이트 설치, 하수관거 확충 등 환경개선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관련 민원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해 유수지 인근에 1600여 세대의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돼 만성적인 악취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구는 이번 공사를 통해 하수박스 내 길이 1.4㎞의 압송관로를 구평고개사거리~장림유수지 구간에 설치한다. 습지 저류량이 2600㎥인 것을 고려할 때 하루 평균 1000ｔ의 지하 유출수가 유수지로 공급되면 용수가 체류하는 시간이 사흘이 채 안될 것으로 보여 수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지하수를 하수처리시설로 보내지 않아도 돼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유지용수가 공급되면 악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장림유수지에서 장림포구로 이어지는 일대가 부산 최고의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일몰 명소인 부네치아와 연계해 주민 힐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