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시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이 잇따라 거액의 공금을 횡령(국제신문 28일 자 8면 보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드러난 횡령 금액만 10억 원에 달하는 데다 범행을 저지른 공무원 모두 서무 업무를 맡았다는 점에서 교육청 회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된다.
2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서부교육지원청 소속 A 씨와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B 씨 등 직원 2명의 공금 횡령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고발했다. 중학교 행정실에서 서무 업무를 맡은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공금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약 2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이상 A 씨의 횡령이 이어졌으나 내부 통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학교 행정실장이 내부 결재 문서를 점검하던 중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서 발각됐다.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결재 절차의 허점을 노려 A 씨가 횡령을 저질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내부 통제 시스템의 공백을 노린 횡령은 또 있었다. B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법인카드 대금 유용 및 일상 경비 횡령 등으로 공금 약 8억 원을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역시 반 년 넘게 이어졌으나 최근에야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자 교육청 소속 공무원의 기강 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시교육청은 직원 횡령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재발방지책 수립에 나섰다. 현재 A, B 씨는 모두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로, 시교육청은 진상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징계 등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김석준 교육감은 “내부 시스템의 문제인지, 이를 운영하는 개인의 문제인지를 꼼꼼히 감사하고 점검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상급자 등에게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